Ⅰ. 서 론
최근 전력 수요 증가와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자파 노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과거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 이동통신 기지국에 국한되었던 전자파 논란은 최근 데이터센터의 고압 송전선 등 국가 기반 시설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00년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을 제정하고 2014년 ‘전자파 인체 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등 국민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행 전파법 제47조의2, 제44조의4 및 제55조 등에 근거하여 국립전파연구소는 전자파 인체 보호기준과 전자파 강도 측정 방법 등 표준 및 기술 기준을 제정하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이동통신 기지국의 전자파 강도와 생활환경 속 전자파 강도를 측정하고 있다. 중앙전파관리소는 전파 환경 및 전자파 차폐 성능을 측정, 제공하고 위 기관들의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행정조치와 사후 관리를 총괄한다. 또한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도 이동통신 기지국 전자파 민원 대응을 하며 정보 제공과 민원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유관 기관의 선제적 측정 및 정보 공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과 관련 민원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자파의 인체 영향에 대한 불신은 단순한 우려를 넘어 국가 전략 인프라 및 첨단 산업 시설의 설치 반대나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일례로 2017년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기지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결과, 전자파 최댓값이 인체 보호기준의 0.2 %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1]. 또한 민원이 빈번한 데이터센터 및 다중이용시설(병원·쇼핑몰 등) 주변 고압선의 전자파 측정치 역시 기준치 대비 1 % 내외의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었다[2].
이와 같은 객관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은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키고[3], 사회적 신뢰를 저하시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4]. 이에 정부는 2024년 ‘제4차 전파진흥기본계획’의 주요 과제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파환경 조성’을 설정하였다. 이는 인체 보호 기준의 강화, 생활 밀착형 전자파 측정 서비스 확대, 그리고 소통 강화를 통한 불신 해소를 골자로 한다[5].
이러한 정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산 투입의 당위성 확보가 필수적인 바, 이를 위해 전자파 우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초래하는 경제적 손실을 정량적으로 추계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전자파 인체 영향 우려에 따른 연간 경제적 비용을 정량적으로 추계하고 그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전자파 유해성 인식, 갈등 비용 및 위험 커뮤니케이션 관련 선행 문헌을 검토하고, Ⅲ장에서는 전자파 관련 경제적 비용을 구체적으로 추계한다. 마지막으로 Ⅳ장에서는 분석 결과를 요약하고 향후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Ⅱ. 전자파 유해인식, 갈등 및 위험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헌연구
본 장에서는 전자파에 대한 국민의 유해성 인식 현황을 살피고, 이와 관련된 갈등 비용 및 위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기존 문헌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가 지니는 독창성과 기존 연구와의 차별성을 기술하고자 한다.
국내에서는 일반 대중의 전자파 유해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실태 조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왔다. 한국전자파학회에서 2년 주기로 시행하는 '전자파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서울 및 5대 광역시 거주 성인 600명 중 68.3 %가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고 응답하며 높은 심리적 불안감을 드러낸 바 있다[6]. 또한 참고문헌 [7]에서는 전국 3,393명의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전자파 지각 수준과 노출 완화 행동을 분석하였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6.7 %가 일상생활 중 전자파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고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연구진이 도출한 ‘위해 인지도 맵(perceived risk map)’에 따르면, 레이더 장치와 5G 기지국은 개인이 위험을 통제하기 어렵고(uncontrollability) 잠재적 공포를 유발하는(dread) 영역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이 특정 무선 설비를 심리적으로 강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그림 1).
참고문헌 [8]에서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확인되었다. 응답자의 70 % 이상이 일상 속 전파 노출을 실감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인체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선행 연구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 국민 상당수는 객관적 측정치와 별개로 전자파의 유해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관적 인식이 사회적 불안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자파 노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집단적 갈등으로 표출됨에 따라, 이를 중재하고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법률적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참고문헌 [9]는 민간 차원의 전자파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전자파갈등조정위원회'의 설치 모델과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제안하였으며, 참고문헌 [10]은 송·변전 설비 인근의 전자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적 제도 개선 방안을 고찰하였다.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추산하는 '갈등 비용' 연구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참고문헌 [11]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 중단이 야기한 기회비용과 사회적 갈등 비용을 산출하였고, 참고문헌 [12]는 국내 사회갈등지수를 도출하여 갈등이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특정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이 단순한 심리적 불안을 넘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동반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갈등을 선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위험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된다. 참고문헌 [13]은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기능을 정의하고 주요국의 정책 이행 수준을 비교 분석하였다. 참고문헌 [14]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 대중은 성별이나 연령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공통적으로 일상적 경험의 축적과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위험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력 및 보건 분야의 선행 연구들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정보 공유가 위험 인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실증하고 있다. 참고문헌 [15]는 위험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적 수용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였으며, 참고문헌 [16] 및 참고문헌 [17]은 정부 신뢰도가 높을수록 위험 회피 행동이 감소하고 위험 인식 수준이 낮아진다는 점을 증명하였다. 또한 참고문헌 [18] 및 참고문헌 [19]는 정확한 정보 공유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위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하는 핵심 기제임을 역설하였다. 최근에는 참고문헌 [20]이 COVID-19 대응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위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이상의 기존 문헌들은 전자파를 포함한 사회적 갈등 요인을 해결하기 위해서 올바른 이해에 기반한 위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정부의 신뢰 회복이 필수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참고문헌 [21]은 조건부 가치측정법(CVM)을 적용하여 휴대전화 전자파 노출에 따른 잠재적 경제 비용을 연간 약 6,000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또한, 국민들이 휴대전화 전자파 피해 저감을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해 연간 약 540억 원 규모의 지불 의사액(WTP)을 보유하고 있음을 실증하였다.
한편, 부정확한 정보 확산에 따른 사회적 비용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참고문헌 [22]는 상업적 의도를 가진 가짜뉴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을 연간 약 22조 7,700억 원, 사회적 피해액을 약 7조 3,200억 원으로 산출하였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 명목 GDP의 약 1.9 %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또한 참고문헌 [4]는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분석하고, 조건부 가치측정법을 통해 가짜뉴스가 유발하는 국민적 불편 비용을 연간 총 8,025억 원 규모로 산정한 바 있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특정 위험 요인에 대한 주관적 우려나 잘못된 정보가 사회 전체에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있음을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Ⅲ. 전자파 인체영향 우려에 따른 경제적 비용 추계
전자파의 인체 영향에 대한 사회적 우려로 인하여 다양한 영역에서 손실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자파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은 된 크게 다섯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국가 전략 인프라 갈등으로 송전망, 변전소, 군용/기상 레이더, 사드,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 등 설치 시 발생하는 갈등이다[23],[24]. 둘째, 첨단 산업 인프라 갈등으로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된 분쟁으로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고압 송전망 확충 문제와 결합하며 심화되는 양상이다. 셋째, 생활밀착형 통신망 갈등으로 주거지 인근의 이동통신 기지국 및 무선국 설치·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다. 넷째, 사적 방어 비용으로서 전자파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지출하는 전자파 차단 제품 구입비 등이다. 다섯째, 제도적 검증 비용으로서 정부 및 유관기관에서 실시하는 전자파 강도 측정 비용 등이다.
원칙적으로 전자파 인체 영향 우려에 따른 경제적 비용 추계에는 위 항목이 모두 포함되어야 하나, 본 연구에서는 가용 데이터의 제약 등으로 ‘이동통신 기지국 이설 및 철거 비용’, ‘전자파 차단 제품의 구입비용’, ‘이동전화 기지국 전자파 강도 측정 비용’에 국한하여 분석하였다.
생활 밀착형 통신망 분야의 경제적 손실로 이동통신 기지국 이설비용을 들 수 있다. 이는 기지국 전자파에 대한 인근 주민의 민원 제기로 인해 기존 설비를 철거하거나 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적 비용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러한 전자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생활환경 전자파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측정 결과에 따르면 4세대 및 5세대 이동통신으로부터 발생한 전자파는 인체 보호기준 대비 0.01~6.93 %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지국 전자파에 대한 불안감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전자파 유해성 인식 변화로 기지국 이설 요청은 과거에 비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나 민원 대응에 따른 낭비는 계속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간 기지국 철거 및 이설 비용은 2019년~2020년 기준 3사 합계 연평균 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다음으로는 전자파 노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지출하는 ‘사적 방어 비용’이다. 많은 국민은 전자파를 유해 인자로 인식하여 차단 제품을 구매하고 있으나 실제 제품의 효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2016년 한국소비자원과 국립전파연구원의 공동 조사 결과, 시중의 전자파 차단 제품 19종 모두 차단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바 있다[25].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2020년 소비자 불안 심리를 악용해 차단 성능을 과장한 9개 사업자에 경고 조치를 취한 바 있다[26]. 한국소비자원과 국립전파연구원의 2025년의 조사에서도 이들 제품의 차단 효과는 미미하거나 범위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27]. 미국에서도 연방거래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가 휴대전화 전자파 차단 제품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으므로 구매하지 않도록 공지한 바 있다[28].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제품 구매에 투입된 비용을 전자파 우려에 따른 불필요한 경제적 손실로 간주하였다.
전자파 차단 제품의 실질적 소비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2021년 11월~12월 중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3년간의 구매 행태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29.3 %가 최근 3년 이내에 자가 소비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으며 연평균 구매 횟수는 약 1회로 나타났다. 또한 기념품이나 사은품 등 선물로 수령한 비중도 23.7 %(연평균 0.59회)에 달해 민간 및 기업 차원에서도 상당량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구매 가격대를 분석한 결과(표 1), ‘10,000원~15,000원 미만’이 30 %로 가장 높았으며, 1회당 평균 구입비용은 12,995원으로 산출되었다.
선물 수령 시 예상 가격대의 경우(표 2) ‘1,000원~5,000원 미만’이 42.2 %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러한 설문 결과를 설문 대상 연령대 인구 통계를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연간 자가소비용 전자파 차단 제품 구매 총액을 추계하였다.
산출 결과 우리 국민이 전자파 차단을 위해 개별적으로 지출하는 자가소비용 연간 총구매액은 약 1,48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3).
동일한 산출 방식을 적용하여 연간 선물용 전자파 차단 제품의 수령 총액을 추계하였다. 전자파 차단 제품을 선물로 수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 23.7 %를 해당 연령대 모집단 인구에 적용하고 여기에 연평균 수령 횟수와 평균 예상 가격을 곱하여 계산하였다. 분석 결과 선물용 제품 수령에 따른 연간 비용은 365억 원으로 도출되었다(표 4). 이를 앞서 산출한 자가소비용 구매액(1,484억 원)과 합산하면, 전자파 차단 제품 구입 및 유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총 경제적 비용은 약 1,849억 원으로 파악된다. 이는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 국민과 기업 차원에서 매년 상당한 규모의 불필요한 지출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 분석 항목은 관련 법령에 따라 무선국 시설자가 부담하는 ‘제도적 검증 비용’ 중 전자파 강도 측정 비용이다. 국내 무선국 시설자에 대한 전자파 강도 측정 의무화는 2006년 전파법 개정을 통해 도입되었으며 현행 전파법 제47조의2 제3항에 따라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무선국은 반드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준수 여부를 검증받아야 한다.
전파법 시행령 제65조에 따르면, 안테나 공급전력의 합이 30 W를 초과하거나 주거·상업·공업지역 등에 설치된 이동전화 기지국 등은 강제적인 측정 대상에 해당한다[29]. 이에 따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안전한 전파 이용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정기적인 측정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측정 데이터는 제도적 규제의 강도에 비해 전자파 노출 수준이 매우 낮음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2021년 6월 기준, 5G 기지국(약 12만 국)의 93.8 %와 LTE 기지국(약 50만 국)의 97.3 %가 인체보호기준 대비 10 % 이하의 극히 낮은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7월 측정 결과, 전체 무선국의 99 %가 기준치 대비 50 % 이내인 ‘전자파 강도 1등급’ 판정을 받았다. 특히 2022년 시민 참여형 측정에서도 기지국 전자파는 기준 대비 1~2 % 내외로 확인되어, 객관적 안전성이 재차 입증된 바 있다[30].
이처럼 대다수 무선국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됨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상 무선국에 대해 전수 조치에 가까운 측정이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모든 무선국 시설자에게 전자파 측정을 강제하는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는 과학적 위험성보다는 전자파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또 하나의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질적인 비용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 이동통신 3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연간 6만 8천 건 이상의 측정이 수행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이동통신 3사가 지출한 연간 기지국 전자파 강도 측정 비용은 2019~2020년 연평균 약 11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본 연구에서 고찰한 세 가지 분석 항목, 즉 첫째, 이동통신 기지국 철거 및 이설 비용, 둘째, 효능이 미미한 전자파 차단 제품 자가 구매 및 선물 수령 비용, 셋째, 무선국 시설자에 대한 전자파 강도 측정 비용을 모두 합산하여 최종적인 연간 경제적 비용을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해당 연간 총 경제적 비용은 2020년 기준 약 1,98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되었다(표 5). 이는 동년도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1,941조 원 대비 약 0.01 %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Note 1. Costs for EMF strength measurement and relocation of base stations/repeaters are based on the 2019~2020 average.
2. Expenditures are based on the 3-year average from 2018 to 2020.
이러한 수치는 객관적인 전자파 노출 수준이 인체 보호 기준보다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심리적 불안과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매년 약 2,000억 원 규모의 실질적인 자원 낭비가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개인이 지출하는 사적 방어 비용이 전체의 약 93 %를 차지하고 있어, 부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민간 소비의 규모가 심각함을 확인할 수 있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우려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정량적으로 추계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2020년 기준 이동통신 기지국 철거 및 이설 비용(23억 원), 전자파 차단 제품 구매 비용(1,849억 원), 무선국 시설자 전자파 강도 측정 비용(116억 원)을 포함하여 연간 총 1,988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0.01 %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특히 이 수치는 국가 전략 인프라나 첨단 산업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제외한 보수적인 최소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검토한 위험 커뮤니케이션 선행 연구들이 시사하듯,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소통과 객관적 정보 제공을 기반으로 한 홍보 전략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대중 간의 위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경우, 전자파와 관련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효능이 미미한 차단 제품 구매와 같은 비합리적 소비를 줄임으로써 상당한 규모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정량적 추계치는 향후 정부가 생활 및 산업 환경 전반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해 신뢰성 있는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대국민 소통 강화 및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그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 분석 범위의 한계로 인해 송전망, 레이더, 데이터센터 등 국가 전략 및 첨단 산업 인프라 설치와 관련된 고도의 갈등 비용을 포함하지 못하였다. 둘째, 전자파 차단 제품 지출 비용 산출 시 설문조사를 통한 직접 추계 방식을 사용하였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조건부 가치측정법(CVM) 등 보다 정교한 경제학적 방법론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여 전자파 우려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보다 포괄적이고 정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을 향후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