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인류는 자연 발생적 전자파 외에도 전기·전자 산업의 발전에 따라 전력선, 가전기기, 이동통신 및 방송 관련 시설 등으로부터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인 인공 전자파에 노출될 확률이 점차 높아졌다. 전자파 스펙트럼에서 전자파는 크게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전리복사(ionizing radiation)와 비전리복사(non-ionizing radiation)로 분류한다. 전리복사는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일부의 원소에서 외곽전자를 분리시켜 이온화시키며, 감마선과 X선을 예로 들 수 있다. 비전리복사는 이온화시키는 능력이 없는 전자파로 상대적으로 긴 파장을 갖는 자외선(UVA 또는 UVA 및 UVB),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극초단파 등이 해당되고, 보통 방사선이라고 하면 전리복사의 전자파를 의미한다. 본 논문에서 사용되는 ‘전자기장(EMF) ’은 300 GHz 이하의 비전리복사를 의미한다. 300 GHz 이하의 비전리복사 영역에서 주로 이슈가 되는 것은 50~60 Hz 극저주파수 전력선과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의 각종 무선 기지국 시설 및 휴대 기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이다.
전자파의 인체 노출에 대한 보호 지침 또는 표준을 개발하는 두 개의 국제 표준화 기구 즉, 국제비전리복사방호위원회(ICNIRP, The International Commission On Non- Ionizing Radiation Protection)와 국제전기자기기술자협회 (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국제전자기안전위원회(ICES, iNternational Committee On EleCtromagnetic Safety)가 최근 그들의 표준(지침)을 개정하였다[1],[2]. 2019년에 개정된 IEEE Std. C95.1-2019는 이전 표준인 IEEE Std C95.1-2005[3] 및 IEEE Std C95.6-2002[4] 이 단일 문서로 통합되어 주파수 범위가 0 Hz~300 GHz 로 확장되었으며, 2014년 발행된 IEEE Std C95.1-2345-2014(군사 작업장 및 군 인력 보호)[5]로부터 갱신된 정보도 포함되었다. ICNIRP는 비전리복사 주파수 영역의 최초 지침인 ICNIRP 1998 지침[6] 중에서 100 kHz 저주파수 부분을 2010년 별도의 지침[7]으로 분리, 개정하였다. 따라서 2020년 발행된 지침[1]은 1998년 지침 중 100 kHz 이상의 주파수 대역의 지침을 개정한 것이다.
노출 제한값에 대해서는 ICNIRP 지침 및 IEEE 표준 또는 참고문헌 [8]을 참고하도록 하며, 본 논문에서는 100 kHz 이상의 무선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노출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노출 제한의 주요 근거들을 언급한 뒤, 무선주파수 중에서도 주로 일반 대중의 노출 시간과 빈도가 높은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에서 만성적 노출에 관련된 역학조사와 전자파 노출량 평가 연구 현안들을 검토하고자 한다.
Ⅱ. 전자파 노출 제한 근거
비전리복사 영역의 전자파는 주파수에 따라 나타나는 생체 영향이 달라지며, 보통 100 kHz 미만과 그 이상의 주파수 영역으로 나누게 된다. 100 kHz까지의 주파수 범위의 전자기장 노출로 인한 생물학적 및 건강 영향은 생체조직에서 전류 유도가 상호작용의 주요 메커니즘이다. 저주파수 전기장에 노출되면 표면 전하 효과를 통해 지각(perception) 및 불쾌감 등 다양한 생물학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저주파수 자기장에 노출된 자원자들에서 발견된 영향은 중추 및 말초 신경조직의 자극과 망막(網膜)내 안내섬광(眼內閃光, phosphene)으로 알려져 있다[7].
100 kHz 이상의 주파수 대역에서는 전자기장에 노출된 신체에 유도된 전기장이 자유운동하는 대전 입자에 힘을 가함으로써 운동에너지가 발생하고, 이것이 열로 변환되면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서 논의된 신경 자극 작용은 전자기장에 노출된 인체 내에 유도 전기장으로 인해 최대 10 MHz까지 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이 영향은 주파수의 함수로서 변화하며, 약 100 kHz의 주파수에서 보통 “얼얼한(tingling)” 느낌으로 보고된다.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조직 가열 효과가 우세해지고, 신경 자극 가능성이 감소한다[1].
건강 위험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전자기장 노출로 인해생체 조직에 흡수된 전력이 얼마인지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그 이유는 해당 흡수가 위에서 설명한 가열 효과와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이다. 가열 효과는 6 GHz 이하 주파수에서는 전자파흡수율(SAR, specific absorption rate, 단위: W/kg), 6-300 GHz 주파수 대역에서는 흡수전력밀도(Sab, 단위: W/m2, IEEE C95.1 표준[2]에서는 상피전력밀도) 등과 같이 대개 관련된 체내 흡수량(dosimetric quantity)의 함수로 기술된다.
10 MHz~수 GHz 범위에서 확립된 생물학적 영향 및 건강 영향은 1°C 이상의 체온 상승에 대한 반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생체에 위해를 초래하는 무선 주파수 전자기장 노출로 인한 심부 체온은 +1°C보다 높게 상승할 때에만 확인되며, 건강 역효과의 구체적 임계값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 사용할 수 있는 문헌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ICNIRP는 보수적으로 1°C 온도 상승을 운영건강역효과 임계값(OAHET, operational adverse health effect thresholds)으로 채택했다. 신체 심부 온도가 1°C 증가하면 상당한 생리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이 변화는 신체의 정상적인 체온 조절을 위한 대응 반응이며, 그 자체가 건강 역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100 kHz~6 GHz 대역에서 1°C의 심부 체온 상승을 초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 시간 동안 약 6 W/kg의 전신 평균 SAR에 해당하는 노출이 필요하다. 어린이는 효율적인 열 소실로 인해 이 온도 상승에 도달하려면 더 높은 SAR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1]. 그러나 이용 가능한 측정 자료가 제한적이므로 ICNIRP는 보수적으로 30 분 동안 전신 평균 4 W/kg의 노출을 1°C의 심부 체온 상승에 해당하는 무선 주파수 전자기장 노출 수준으로 즉, 운용건강역효과 임계값에 해당하는 노출레벨로 채택하였다. 이러한 체온 상승으로 인한 행동 장애 및 통증 영향은 저주파수 전자기장 노출에서의 자극 작용과 같이 급성 영향이다.
국부적인 체온 상승도 통증과 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ICNIRP(2020)는 41 °C 이상의 국부 온도를 초래하는 무선 주파수 전자기장 노출을 잠재적으로 유해한 것으로 취급하였다. 정상 상태 체온은 신체 부위에 따라 다르므로 신체 부위를 Type-1과 Type-2로 구분하고, 각 부위에 대해 5 °C 및 2 °C의 조직 온도 상승을 국부 노출에 대한 운용건강역효과 임계값으로 두었다. 이 임계값을 초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머리와 몸통(head and torso)’에서 20 W/kg, 사지(limbs)에서는 40 W/kg의 SAR10g (생체 조직 10 g에 대해 평균된 공간 첨두 SAR)이 요구된다고 보았다.
무선 주파수 영역에서 ICNIRP 및 IEEE ICES는 이와 같이 생체 조직의 온도 상승으로 인한 영향 즉, 열적 영향 (thermal effects)을 근거로 인체의 전자기장 노출을 제한해왔다. 노출 한계는 상기의 임계치에 대해 인구 전체의 열 생리학의 차이와 환경 조건과 신체 활동 수준의 변동성뿐만 아니라, 과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한 감쇠계수를 적용하되, 직업상 노출되는 개인과 일반 대중 구성원을 구분하여 설정하였다.
Ⅲ. 전자기장 장기 노출에 대한 역학 연구
ICNIRP와 IEEE ICES는 입증된 건강 역효과를 기반으로 지침을 설정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 영향과 건강 역효과 간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건강 역효과의 경우에만 인체 보호를 위한 제한이 필요하다. 무선 주파수, 특히 이동통신 주파수 전자기장의 비열적 영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비열적 효과(non-thermal effects)’란 열과 관련된 영향이 아닌 전자기장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또는 낮은 수준의 전자기장의 효과로 설명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동물 실험과 역학 연구는 실험들 간의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어린이와 성인의 위험 증가의 증거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준 설정의 근거로 사용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현재까지 비열적 수준의 노출로 인한 효과의 메커니즘이 명확하지 않다.
세포 및 동물 연구 결과는 인체에 관련시키기가 어려울 수 있다. 반면에 역학 연구는 공동체 내의 실제 건강과 더 밀접하게 관련되지만, 연구 유형, 다양한 오류 유형 및 편견이 우려할 만한 점이다. 예를 들어, 교란 변수, 선택 바이어스, 정보 바이어스,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 및 노출 분류 오류의 우려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편견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지만, 희귀 질병의 경우 대규모의 샘플 크기가 필요하다1)[1].
이동통신 기지국 등으로부터 복사되는 전자기장은 생활 주변 어디든 존재하고, 대부분의 경우 전신에 노출되며,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노출된다. 반면에 일반 대중의 무선 주파수 전자기장 노출에 있어 휴대전화, 태블릿, 가정 내의 WiFi 액세스 포인트 등은 어느 정도 개인적 차원에서 선택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기기들, 특히 휴대전화는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활 필수품으로 개인이 매일 사용하며, 무선 통신 기술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대중의 우려가 각종 매체에 기사화된다.
이동통신을 위한 휴대전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상용화된 무선통신기기의 전자기장 노출 수준은 노출량 평가에 관한 국제 측정표준에 따라 정부가 규제하므로 노출 기준치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INTERPHONE Study, COSMOS, Mobi-Kids Study, GERoNiMO(Generalized EMF Research using Novel MethOds) 내 역학 조사 등 낮은 수준의 전자기장의 장기간 노출에 대한 건강 영향에 관한 대규모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대표적인 몇 가지 연구 사례를 아래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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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PHONE study: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된 뇌종양 위험성 분석을 목표로 하는 인터뷰 기반의 환자-대조군 연구이다. 2000년과 2004년 사이에 진단된 30~59세 연령의 2,708명의 신경교종과 2,409명의 뇌수막종 환자를 포함하는 대규모 연구로서 공통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13 개국에서 수행되었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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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SMOS(cohort study of mobile phone use and health): 2007년에 시작된 연구로서 유럽 6개국이 약 290,000명의 성인 휴대폰 사용자에 대한 휴대전화 및 기타 무선 기술의 장기간 사용의 건강 영향을 20~30년간 추적, 조사 중이다(http://www.thecosmosproject.org/). 휴대전화 사용 정보는 설문 및 망 사업자로부터 객관적인 트래픽 데이터를 통해 전향적으로 수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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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bi-kids study: INTERPHONE study와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된 뇌종양 위험성 분석을 목표로 한국을 비롯한 14개국에서 공동으로 수행되었으며, 2010년과 2016년 사이에 뇌종양으로 진단된 10~24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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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RoNiMO(Generalized EMF Research using Novel Methods)의 역학 연구: 한국의 MOCEH 코호트 및 유럽의 4개 코호트(네덜란드의 ABCD, 덴마크의 DNBC, 스페인의 INMA, 노르웨이의 MoBa)를 활용한 어린이, 청소년의 건강 영향을 평가하였다(https://radiation.isglobal.org/geronimo/).
2011년 5월, 국제 암 연구 기관(IARC, the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은 “휴대전화 사용이 인체에 발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12]. IARC의 무선 주파수 전자기장의 발암성 2B 분류는 주로 신경교종 위험 증가를 나타내는 두 가지 역학 연구(Hardell 연구팀과 INTERPHONE Study 팀)에 기반하였다[10],[13]. IARC의 그룹 1은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다"로 평가된 인자의 범주로서 그룹 1 발암인자의 경우, 사람에 대한 발암성의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거나(역학 연구) 사람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실험 동물에 대한 충분한 증거와 노출된 사람에 대한 해당 인자가 관련 발암 메커니즘을 통해 작용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룹 2로 분류되는 인자는 다시 두 단계로 세분화된다. 증거의 정도가 “인간에 대해서는 거의 충분(제한된 증거), 동물에 대해서는 충분”으로 판단되면 그룹 2A,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을 것 같다(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로 분류된다. 과학적 증거가 2A에 필요한 것보다 강도가 낮으면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 그룹 2B로 분류될 수 있다. 따라서 그룹 2B는 인간에 대한 증거가 제한적이고, 동물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때 사용된다.
당시 최대 규모의 환자-대조군 연구인 INTERPHONE Study에 따르면 가장 집중적인 사용자의 경우, 뇌종양이 약간 증가할 수 있다(휴대전화를 누적 1,640시간 이상 사용한 성인에서 신경교종의 상대 위험도(OR, odd ratio)가 1.40(신뢰구간: 1.03~1.89)인 점을 제외하고는 휴대전화 사용이 뇌암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IARC가 증거의 정도를 분류하기 위해 정성적 용어를 사용함으로 인해 용어의 의미가 오해를 야기할 수 있어 비전문가와 전문가 모두 IARC의 발암 인자 분류 “발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가 실제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간과하거나, 잠재적 위험의 크기를 과대평가할 수 있음이 지적되었다[14].
한편, INTERPHONE Study 이후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위험성 증가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IARC는 누적 통화 시간이 가장 긴 그룹의 결과로부터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은 어린이,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위험에 대한 추가 조사 필요성을 제기하였고, INTERPHONE Study를 이끌었던 Cardis 박사는 INTERPHONE Study에서 얻은 방법론적 경험(노출량 평가 및 역학 설계 모두)을 기반으로 Mobi-Kids Study를 수행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과 어린이의 휴대전화 사용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전자기장 노출이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은 현재 어린이 및 청소년들 사이에서 매우 만연해 있다. 발달 중인 신경계는 전자기장의 영향에 더 민감할 수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뇌에서 에너지 흡수의 공간적 분포는 성인의 경우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어린 나이에 휴대전화 사용을 시작하고 성인보다 휴대전화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이 되어서야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한 사람들보다 휴대전화의 전자기장에 노출이 훨씬 더 긴 기간에 걸쳐 누적될 것이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국제 EMF 프로젝트에서도 어린이 및 청소년의 노출 연구를 무선주파수 연구 중 높은 우선순위에 두었다[15].
Mobi-Kids Study 프로토콜을 마련할 당시로부터 5~10년 전 어린이의 휴대전화 사용 보급률이 낮고 암 위험이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확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충분한 통계력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국가가 포함되어야 했다. 따라서 14개국(호주, 오스트리아, 캐나다,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인도,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한국, 뉴질랜드, 스페인, 네덜란드)이 참여한 Mobi-Kids Study 는 INTERPHONE Study와 같은 환자-대조군 연구이다.
당시 연구 참여자 연령에서 경험한 이동통신기술은 주로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CDMA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및 WCDMA(Wideband CDMA) (유럽의 UMTS(universal Mobile Telecommunication System)는 WCDMA 사용)였으며, 유럽에서 주로 사용된 GSM 시스템은 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를 사용하므로 그 특성 상 해당 단말기에서 매 4.615 ms마다 0.58 ms 펄스가 발생되며, 이로 인해 배터리에서 흘러나오는 전류는 극저주파수 자기장을 복사시킨다[16]. 따라서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고주파수(RF)뿐만 아니라, 극저주파수(ELF) 대역에서도 전자기장 노출량을 평가하여 적용하였다. Calderón 등[17]에 따르면 UMTS 단말기에 대해 인체 머리 모델의 뇌에서 계산된 유도 전류밀도 크기는 바(bar) 형태의 GSM 단말기에 비해 25배 이상 낮은 것으로 보고했다(그림 1).
Mobi-Kids Study는 2010년과 2015년 사이에 진단된 10~24세의 뇌종양 환자 899명과 대조군 1,912명(맹장염 수술)을 모집했으며[11], 현재 결과를 분석하여 최종 결과에 대한 논문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Ⅳ. 역학 연구를 위한 전자기장 노출량 평가
세포 연구, 동물 연구 및 역학 연구 등 모든 유형의 실험 연구에서 노출량 평가 전문가의 생체 내 전자파흡수 평가(dosimetry) 지원은 해당 연구의 적절한 설계 및 해석에 중요하다. 특히, 역학 연구는 건강 위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므로 WHO의 국제 EMF 프로젝트의 연구 아젠다는 역학 연구를 계획할 때 조사자는 미세한 위험의 추정 및 여러 국가의 노출 패턴 평가를 통해 연구의 통계력을 극대화하도록 가급적 국제적 조정과 협력을 권고한다.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에서는 무선 기기 및 시설에 대한 노출량 평가 및 방법 연구는 역학 연구를 위해서도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제품 안전성과 노출 지침 적합성을 평가하는 절차를 제공하고, 위험 소통(risk communication)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에도 반드시 요구된다.
Ⅲ장에서 다룬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의 전자기장 영향에 관한 역학 연구를 위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노출량 평가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연구 현황을 서술하도록 한다. 본 장의 세부 절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특별히 고려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포함한다. 대부분의 역학 연구에서 다루는 질병은 수년 이상의 잠복기를 가지므로 장기간의 노출량 정보가 요구된다. 따라서 역학 연구의 각 참여자에 대한 장기간 누적 노출량(궁극적으로는 목표로 하는 신체 기관, 예를 들면 뇌의 누적 에너지)을 도출해야 하므로 장기간에 걸친 데이터 수집이 요구되고, 서로 다른 연령 간의 차이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2018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KISDI STAT Report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대전화 보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7년 기준 초등저학년생은 52.4 %, 초등고학년생은 82.6 %, 중·고등학생의 경우 각각 96.5 % 및 98.7 %의 보유율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7년 기준 초등 저학년생 37.2 %, 초등 고학년생 74.2 %, 중학생 92.0 %, 고등학생 93.5 %이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017년 기준 2시간 가량으로 전연령대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이용시간인 1시간 43분보다 높게 나타났다[18].
상기 보고서의 데이터로 보아 휴대전화가 과거 일반 휴대전화(피쳐폰, feature phone)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어린이, 청소년의 경우 음성 통화보다 이메일, 인스턴트 메신져, SNS 등 미디어서비스 이용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변화는 기기의 사용 패턴에 따라 노출되는 신체 부위 및 노출원으로부터의 거리가 달라지므로 체내 흡수 패턴 상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까지 주로 뇌종양 위험성 또는 인지, 행동 문제 등에 관한 관련성을 분석해온 연구들을 고려한다면, 이동통신 기기 및 환경 노출에 대한 적절한 평가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대상자의 휴대 기기 사용 패턴 및 시나리오, 휴대 기기(주로 휴대전화)의 출력 통계치, 타당한 연령별 인체 모델(특히, 머리 부위), 전자기장 환경 모니터링 등이 요구된다. 다음 절부터 이러한 요구 항목들에 대한 현재 동향 및 연구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휴대전화 사용과 건강 영향에 관한 역학 연구에서 노출량 평가는 보통 연구 참여자의 휴대전화 사용 기억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검증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억에 상당한 오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19],[20], 이로 인해 건강 영향에 대한 분석이 과소 또는 과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전에 성인의 휴대전화 사용량에 대해서도 분석이 있었으며,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및 스위스가 참여한 7~19세 어린이 및 청소년의 뇌종양과 휴대전화 사용 간의 관련성 환자-대조군 연구인 CEFALO에서 설문으로 응답한(자기보고, self-reported) 휴대전화 사용량과 망 사업자가 제공한 데이터와의 비교를 통해 분석한 결과, 통화 시간은 환자군과 대조군에 대해 각각 52 %와 163 %, 통화 횟수는 각각 9 %와 34 % 과대평가하였다[21]. 따라서 노출량에 큰 기억 오차가 포함되므로 위험성 평가 결과에 상당한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 참여자의 휴대전화 사용량에 대한 자가 보고 데이터를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참여자 휴대전화에 설치하여(소프트웨어를 수정한 휴대전화, software-modified phone, SMP) 그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하였다. 어린이 및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행태에 대해 가장 최근 수행된 검증 연구인 Mobi-Expo는 통화 시간과 통화 횟수 외에도 음성 통화 시 머리의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하고, 핸즈프리장치(hands-free devices, (헤드셋, 스피커 모드, 블루투스)) 사용 및 데이터 사용량 등을 기록하기 위해 프랑스 Whist Lab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XMobiSense를 활용하였다.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의 10~24세 자원자를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4주간 데이터를 기록하였으며, 6개월 뒤에 자가 보고한 휴대전화 사용과 비교되었다. 466명의 유효 참여자(평균 연령 18.6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통화 횟수 및 통화 시간에 대해 애플리케이션에 의해 기록된 데이터와 6개월 뒤 자가 보고한 데이터 간 상관계수(Spearman)는 각각 0.68과 0.65였다. 통화 횟수는 평균적으로 과소평가한 반면, 통화 시간은 과대평가되었다. 휴대전화 음성 통화 시에 주로 오른쪽 머리에 대고 사용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기록 데이터에서 왼쪽 28.9 %와 오른쪽 71.1 %의 사용 비율로 나타났고, 왼쪽 사용자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오른쪽 46.7%, 왼쪽 53.3%을 보였다[22]. 휴대전화 사용 편측성(laterality)에 대해 나타난 이 결과는 Mobi-Kids Study의 노출량 평가에 적용되었다. 즉, 예를 들어, 연구 참여자가 주로 오른쪽 사용자인 경우, 해당 휴대전화 유형에 대해 휴대전화 오른쪽 사용 시의 뇌 SAR 분포와 왼쪽 사용 시의 뇌 SAR 분포에 각각 0.7과 0.3의 가중치를 적용하였다.
이동통신망 사업자로부터 개인의 휴대전화 사용량(통화 횟수와 통화 시간)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제한된 기간(6개월)에 한해서 본인이 열람 가능하지만, 휴대전화에 설치되는 애플리케이션에서와 같이 다양한 정보 획득에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ETRI에서도 유사한 기능을 목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동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국내 역학 조사에 활용 중이며, 수집된 데이터로부터 기능의 타당성이 검증될 예정이다. 그림 2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전력, GPS, 사용망, 가속도 등의 데이터 기록 화면을 보이고 있다.
휴대전화 SAR의 측정절차를 다루는 국제 표준은 휴대전화로부터 복사되는 전자기장이 인체보호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시험하기 위해 통제된 실험실에서 휴대전화의 사용 가능 최대 출력을 설정하여 조직의 1 g 또는 10 g에 대해 평균된 공간 첨두 SAR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23],[24]. 즉, 최악의 노출 상황을 고려하여 해당 기기의 SAR 값을 도출하므로 이 값을 역학 연구에 적용하면 연구 참여자의 노출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게 된다.
운용 중인 망에서 휴대전화의 상향링크(UL, uplink)를 위한 송신 전력은 기지국에서 전력 제어를 하게 되므로 일반적으로 최대값보다 훨씬 낮고 망을 운용하는 사업자, 사용 시각, 사용 장소, 휴대전화 모델의 특성 등 많은 요인으로 인해 가변적이다. 따라서 특정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역학 연구 참여자의 실환경에서의 개인 SAR을 추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대신에 특정 시기 및 특정 지역에서 다양한 망의 휴대전화 송신 전력을 측정하여 이 값을 역학 연구에 적용하여 왔다. 대표적인 몇 가지 측정 연구를 소개한다.
Kelsh 등[25]은 휴대전화의 송신 전력을 정량화하기 위해 두 가지의 UL 전력 수집 방법을 사용하였다. 하나는 최대 3시간 동안 2.5초마다 시간, 날짜 및 전력 제어 설정을 캡처하도록 Motorola Labs에서 개발한 Motorola Timeport P7379 GSM 휴대전화(SMP)이고, 다른 하나는 인체 머리 팬텀과 데이터 기록 및 분석이 가능하도록 제작된 전기장 프로브를 통합한 시스템(System Network and Hand-set Analyzer(SYNEHA), Schmid & Partner Engineering AG, Zurich, Switzerland)이었다. SYNEHA 시스템에는 SMP 모델 이외에 Motorola와 Nokia의 다양한 휴대전화기들(아날로그, TDMA, GSM 및 CDMA의 폴더 및 바 형태로 총 14개 모델)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측정 시기는 2005에서 2006년 사이였고, 측정 지역은 미국 캘리포니아 내 도심, 교외 및 시골의 각 지역에서 6일 내지 17일에 걸쳐 이동하는 차량 내에서 이루어졌다. 휴대전화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는 1 W부터 1 mW까지 총 15 단계의 전력 제어 레벨을 설정하여 해당 출력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다. 저자들은 휴대전화 송신 전력을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이동통신 기술이라고 보고하였다. 오래된 아날로그 기술은 가장 높은 출력을 생성한 반면, CDMA는 가장 낮았으며, GSM과 TDMA는 서로 비슷한 중간 수준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시골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더 높은 출력이 관찰되었다. 수집된 데이터에 대해 아날로그, TDMA, GSM 및 CDMA의 평균(mean) 출력은 각각 22.34 dBm, 18.23 dBm, 14.11 dBm 그리고 −0.38 dBm을 보고하였다.
2009년 측정 시기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럽의 보고가 있었다[26]. 이 연구의 목적은 WCDMA 휴대전화의 송신 전력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역시 운용 중인 망 내에서 차량을 이용하여 실내, 실외, 시골 및 도심 환경에서 휴대전화에서 수신된 전력의 히스토그램을 추출하였다. 또한 음성 이외 데이터 사용 모드에서도 출력을 조사한 결과, 데이터 모드는 음성 통화에 비해 약 6 dB의 송신 전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한국은 1984년 한국이동통신 회사에서 아날로그 휴대전화 시스템(AMPS, advanced mobile phone system) 방식의 아날로그 셀룰러 서비스(1G)를 수도권 지역에 제공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1996년 CDMA(2G), 2007년 WCDMA(3G), 2011년 LTE(long-term evolution) (4G), 그리고 2019년 5G NR(new radio) 서비스가 이어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2G 가입자수가 급증하였으나,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2G 서비스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따라서 현재는 3G, 4G 그리고 5G 가입자로 구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그림 3).
ETRI에서는 2015년부터 격년으로 역학 연구 및 위험 소통을 위한 데이터 획득을 위해 서울 지역에서 휴대전화 송신 전력 데이터를 수집하여 왔다. 휴대전화의 출력 수집 기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를 SMP에 구현하려면 제조사의 협조가 반드시 요구되므로 이동통신 사업자가 망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장비(OPTis-P8E, Innowireless Co., Ltd.) 를 휴대전화에 연결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당시 VoLTE(Voice over LTE)에 대한 휴대전화 출력 데이터 수집 연구가 그다지 많지 않았으며, 2019년에는 5G NR 서비스를 한국에서 최초로 시작함에 따라 해당 시점에서 급변하는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데이터 획득이 시급했었다.
2015년 및 2017년에는 CDMA, WCDMA, LTE 망에서 8대의 휴대전화를 장비에 연결하여 노트북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로 제어하였다[27]. 2019년 말~2020년 초 측정에는 5G NR 망의 데이터 수집을 포함하기 위해 더 많은 휴대전화의 데이터를 수집하였다[28]. 소프트웨어는 시간, GPS, 송신 전력, 수신 전력 및 휴대전화 칩셋에서 제공하는 기타 정보를 기록하게 된다. 5G NR 망을 제외한 모든 망에서 휴대전화 음성 통화가 진행되는 동안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5G NR 망에서 음성 통화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으므로 FTP(file transfer protocol) 서버와 단말기 간에 파일 업도드와 다운로드를 반복하면서 단말기의 UL 슬롯의 송신전력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2015년과 비교해 2017년에는 운영 중인 모든 망의 송신 전력이 감소했다. 대부분 사업자의 WCDMA 및 LTE 망의 평균 송신 전력은 매우 낮았다. 그러나 LTE의 일부 새로 도입된 망에서는 매우 높은 평균 송신 전력과 불안정한 확률 분포를 보이기도 했다. 5G NR 망에서는 전체 측정 시간 중 단말기의 최대 출력 송신 시간이 상당히 많이 차지하였다. 이는 측정 시기가 5G NR 서비스 초기였기 때문에 설치 기지국 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휴대전화 사용 동안 사용자의 뇌의 전자파 흡수는 망/기술의 연결 시간 비율뿐만 아니라, 사용 시기(연도)와 사용자가 가입한 이동통신 사업자에 크게 의존함을 보였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장기간에 걸쳐 주기적인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역학 연구에 필수적임을 증명하였다.
INTERPHONE Study와 Mobi-Kids Study에서는 휴대전화의 다양한 유형과 주파수에 대해 인체 뇌에서의 SAR을 정량화했다. 즉, 이들 역학 연구에서는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UL 복사 전자기장만을 고려하여 개인의 누적 노출을 평가하였다. 우리는 자신의 휴대전화의 사용을 제어함으로써 해당 전자기장에 노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 기지국으로부터의 하향링크(DL, downlink) 전자기장 노출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항상 존재하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이동통신 서비스는 음성 통신 위주였으나, 2002년 5월 CDMA2000 1xEV-DO가 도입되어 본격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하게 되면서 휴대 기기의 기능이 진화하고, 사용자의 노출 패턴도 다양하게 되었다. 또한 국가별, 지역별로 인구 밀도(기지국 밀도에 관련됨)와 기술이 다른 점, 연도별로 변화하는 기술 상황은 특히 다국적 연구의 대상자 노출량 평가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역학 연구에서 해당 질병의 잠복기에 비해 환경 평가 실시 기간이 대체로 더 짧거나 일부 시간 구간에 대한 단편적 데이터로 제한되기 때문에 노출 레벨에 대한 불확도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환경에서 DL로 인한 전자기장 노출 수준 평가는 해당 시점에서 서비스하는 사업자의 모든 기술 망에서 수행되고, 주파수 대역별로 통합되어야 한다. 건강 영향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기 위해 수행되는 환경 노출량 평가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연구 대상자 그룹의 개인이 휴대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를 2~3일 동안 신체에 지니거나 근처에 둠으로써 약 15개 대역의 전기장 값을 저장하는 방법이다.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ExpoM-RF(Fields at Work GmbH)로 FM 라디오 주파수부터 6 GHz까지의 대역에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https://fieldsatwork.ch/products/expom-rf/). 이 방법의 단점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대상자 신체에 밀착하여 데이터를 수집함으로 인해 측정기가 신체에 의해 가려져(shadowing 효과), 장치의 수신 전기장 강도가 실제 입사하는 전기장보다 낮게 기록될 수 있고[29], 다수의 연구 참여자에게 장치를 동시간대에 운용하기에는 비용이 커서 대량의 데이터 수집이 어렵다. 또한 UL 노출에 대한 기록 데이터가 제공되지만, 국부적인 전자파원에 의한 것이므로 UL 대역의 수집 데이터를 SAR 평가에 직접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장치를 착용한 참여자가 이력(장소의 이동 등)을 잘 메모하고, 노출량 평가자가 shadowing 효과를 보정한다면, 광대역의 무선 주파수 영역에서 개인의 전형적인 DL 노출 수준을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스위스의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인 HERMES (Switzerland’s Health Effects Related to Mobile phonE use in adolescentS)에서는 800 MHz, 900 MHz, 1,800 MHz 및 2,100 MHz의 이동통신 기지국에 의한 가정 및 학교에서의 일일 노출을 지오코딩된 주소를 기반으로 하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NISMap으로 모델링하였다[30]. 훨씬 이전에 전기장 추정값과 NARDA SRM-3000(NARDA Safety Test Solution, Hauppauge, NY)을 사용한 실측정 값을 비교하였을 때 상관 계수(Spearman)는 0.64~0.67 범위로 보고되었었다[31]. 이 방법은 모델링 비용이 소요되지만, 기지국 송신기, 건물 및 지형 데이터가 주어지는 지역에 대해 적용 가능하며,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 대해서도 노출량 추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모델링 입력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갱신함으로써 장기간 동안 변화하는 노출 수준을 추정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휴대전화의 사용 중 출력 측정과 유사하게 차량을 이용하여 해당 지역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25]~[27]. ETRI에서는 UL 전력 데이터 수집 시 추가 장비를 활용하여 동일한 시공간에서 휴대전화 출력뿐만 아니라, 각 망의 채널 전력을 수집하였었다[28]. 물론 휴대전화 UL 전력 수집에 사용된 장비에서 DL 수신 채널 전력 수집 또한 가능하지만, 이 수신 채널은 해당 단말이 연결하고 있는 채널에 한정되므로 전체 환경을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참고문헌 [28]에서 DL 전체 채널들의 전력 측정에 사용된 장비는 기지국 망 관리를 위해 고안된 것으로서 광대역 수신 안테나(PCTel OP691, 600~6,000 MHz, gain of 3 dBi ± 2 dB)와 수신기(PCTel Hbflex, 10 MHz to 6 GHz)로 구성되었다. 수신기는 해당 지역의 거의 모든 이동통신 채널을 분리하여 수신 전력을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측정에서 당시 서비스되었던 CDMA(LGU+ 서비스 대역 제외), WCDMA, LTE 및 5G NR의 전 주파수 대역을 채널별로 커버하였다. 5G NR의 경우, 송수신 대역이 동일하므로 장비의 수신 전력을 UL과 DL로 분리할 수 없다. 각 채널 수신 전력에 대해 전력 밀도를 환산하고, 각 전력 밀도에 대한 인체 모델 내 SAR을 계산하여 모든 채널에 대한 값들을 통합하면 이동통신 환경 전자기장에 대한 전자파 흡수량을 환산할 수 있다. DL 채널 전력 측정을 통한 노출 수준 추정 방법은 2017년 예비 시험을 거쳐 2019년 데이터 수집에 활용되었다.
현재 개정된 ICNIRP 지침이나 IEEE C95.1 표준을 고려할 때 체내 전자파 흡수량은 6 GHz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는 SAR, 그리고 그보다 높은 대역에서는 흡수전력밀도(Sab)로 산출하면, 모든 무선통신 대역에서 체내 흡수 전력을 통합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인체에서는 측정이 불가능하므로 가상 모델을 이용한 계산적 방법을 사용하거나,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단순화된 모델을 제작하여 실험적 방법 (측정)에 의해 평가한다. 측정을 위한 모델 제작은 일부 연구소에서 시도하였으나, 연령에 따른 전자파 흡수량의 차이를 섬세하게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휴대전화의 노출 적합성 평가를 위해 시행되는 측정을 제외하고는 많은 연구에서 가상 모델을 사용하여 전자파 흡수량을 계산적으로 구한다.
전자파 흡수량 평가(dosimetry)는 인간, 세포 및 동물 연구의 설계 및 해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역학 연구에서 노출량 평가 방법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WHO의 2006년 연구 아젠다에서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와 임산부의 전자파 흡수 평가 모델 개발이 높은 연구 우선순위에 있었다. 이후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고, IT’IS 재단은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와 공동으로 “Virtual Family”, “Virtual Classroom” 및 “Virtual Population” 등의 이름으로 영아부터 84세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의 인체 모델들을 개발하였다[32],[33]. 모든 모델들은 자원자의 고정밀 자기공명영상을 기반으로 하였다. 총 80여 가지의 조직이 구분되어 있으며, 조직 구역화에 있어 정확도를 개선하고 효율성을 위해 반자동 도구를 활용하였다. 모든 조직과 기관(organ)은 신체의 각 개별적 특성의 고정밀 이미지를 나타내도록 다각형 요소로 구성된 3차원 객체로서 재구성되었다. 이 작업은 기존의 복셀(voxel 또는 volume pixel) 모델과 비교하여 얇은 조직 층이나 미세 기관들의 격자화에 있어 유연성과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본 절에서는 무선주파수 대역에서 특히,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하여 뇌종양,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및 기타 인지 행동 문제를 포함한 뇌 질환에 초점을 두는 역학 연구들을 고려하여 인체 머리 모델을 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어린이가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에 더 민감한가에 대한 문제는 많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뜨거운 주제다. 이는 주로 귀에 대고 사용하는 음성 통화에 관련된 것이며, 문제의 핵심 질문 중 하나는 “어린이가 성인보다 휴대전화 전자파를 더 많이 흡수하는가?”이다. 이것은 간단한 질문이지만 대부분의 전자파 흡수량 평가 연구는 다양한 개인의 전력 흡수를 비교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답하기가 어렵다. 또한 사용된 휴대전화의 구조와 방사 주파수가 연구에 따라 다른 점도 더욱 혼란을 가중시켰다.
Mobi-Kids 연구는 연구 참여자(어린이와 청소년)의 뇌에서의 전자파 에너지를 평가하기 위해 이동통신 주파수 영역에서 IT’IS 재단에서 개발한 모델들 중 연령과 성별이 서로 다른 4개 모델(8세 여자, 11세 여자, 14세 남자, 34세 남자)의 머리 부위가 노출량 평가에 사용되었다. 이 모델 그룹에는 남녀가 혼합되어 있고, 더구나 각 머리 모델은 해당 연령의 해부학적 형태(anatomical morphology)의 대표성이 부족하다. 예를 들면, 이 모델들의 뇌 무게는 뇌를 구성하는 각 복셀의 질량밀도를 고려하여 계산했을 때 각각 1,336, 1,252, 1,534 그리고 1,377 g이었으며, 뇌의 외형 치수 또한 연령과의 연관성을 제공하지 못했다[34]. 이들은 자원자의 영상을 기반으로 구현된 모델이므로 각 모델이 갖는 사실성은 장점이지만, 뇌에 관련된 다양한 치수가 연령과의 상관성이 떨어지므로 계산된 흡수량 결과를 해당 연령의 대표값으로 간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Han 등 [35]은 6, 9, 12, 15, 20-24세를 선택하고, 2010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머리 MRI 검사를 받은 병원 방문자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연령별 여성 50명, 남성 50명(총 500명)을 선정하였다(IRB No. AJIRB-BMR-MDB-16-223). 아주대 의대 연구팀과 ETRI는 휴대전화 사용 시 머리의 SAR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크기, 두개골 두께, 뇌와 피부 사이의 거리 등 약 30여 개 항목(그림 4)을 정한 뒤, MRI 영상에서 해당 항목들을 측정하고 통계 분석하였다.
한국인의 연령에 따른 신체 내부 장기의 부피, 무게 또는 크기에 대한 연구는 찾기 어려웠다. 따라서 3차원 머리 모델 구현 시 연령별 모델에 대해 Courchesne 등[37]과 Mardini 등[38]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연령에 따른 두개강 부피, 회백질 부피, 회백질과 백질의 비율, 뇌척수액(CSF) 부피 등을 조정했다. 연령 증가와 함께 회백질/백질의 부피 비율은 감소하고, 두개강 및 CSF 용적은 연령에 따라 증가했으며, 이러한 결과는 언급된 연구 논문의 결과와 잘 일치한다. 그리고 평균 치수들을 갖는 6, 9, 15 및 20~24세에 해당하는 남자 머리 모델에 대해 안테나 위치가 서로 다른 3가지 유형의 휴대전화 모델의 연령별 SAR을 계산한 결과, 대체로 사춘기 이후에는 휴대전화에 대한 전자파 흡수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38]. 이 머리 모델 세트는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또는 행동 영향 등의 관련성을 연구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며, 공공데이터 포털(data.go.kr)에 파일이 공개되어 있다.
Ⅴ. 결 론
전자기장 노출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기준 및 지침의 주요 근거가 되는 중추 및 말초 신경조직의 자극(100 kHz 이하의 주파수 영역) 및 조직의 가열 효과(100 kHz 이상의 주파수 영역)는 노출 강도가 기준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단 시간 노출에서 관찰 가능한 영향이다. 일반 생활 주변의 전자기장 강도는 어떤 주파수이든 기준치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 영향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는 일상 생활에서 늘 접하는 기기와 시설에 관련되기 때문이다.
약 10 여년 전부터 어린이의 휴대전화 사용이 급증하면서 무선 주파수 대역, 특히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하여 건강 영향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최근 5G NR 서비스가 상용화됨에 따라 무선 통신 환경과 휴대 통신기기의 유형과 용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화되고 있어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우려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장기간 노출에 대한 질병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과학자 단체로 하여금 대규모의 역학 연구를 수행하도록 유도해왔다.
역학 연구는 인구 집단 내의 노출과 질병 발생을 직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인체의 건강 위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형태의 연구는 막대한 연구 예산과 긴 기간이 요구되는 만큼 효과적이고 신뢰성 있는 분석 방법을 고안하여 수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건강 영향이 노출의 정도와 연관성을 갖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연구 참여자 개인별 전자파 흡수량 산정에 불확도를 줄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무선주파수 전자기장 노출에 대한 역학 연구는 거의 모든 연구 참여자가 소유하고 사용하는 휴대전화 외에도 수많은 노출원이 관련되므로 다양한 노출원의 노출 유형(원거리장, 근역장 및 근-원거리장) 및 주파수를 분류하고, 개별 전자파원에 대한 노출량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연구 참여자의 연령 의존성이 고려된 기기의 사용 패턴을 조사하고 검증해야 한다. 향후 국내 역학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환경 및 개인의 전자기장 노출량을 수집하고 평가하는 방안을 종합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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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휴대전화를 비롯한 무선통신기기 사용량(통화 횟수, 통화 시간, 좌우 사용의 구분, 핸즈프리장치 사용, 기기 사용 자세 등)에 대한 연구 참여자의 기억 오류로 인한 노출평가 불확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구 참여자의 설문 응답 외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역학 연구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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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휴대전화의 UL 노출 및 기지국의 DL 노출의 정량화를 위해서 차량 내에 측정 장비와 다수의 휴대전화를 거치하여 운행 중 모든 운용망에 대한 휴대전화 출력과 기지국으로부터의 복사 전력을 포함하여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은 현재 서울 지역에 국한하여 격년으로 실시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 주기를 보다 촘촘히 하고 수집 지역을 서울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함으로써 통신 기술에 대한 포괄적인 시공간 데이터를 누적한다면 역학 연구에의 활용뿐만 아니라, 위험 소통을 위한 과학적 데이터로서도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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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타 본 고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신체에 근접하여 사용하는 기기는 그 형태와 안테나 위치에 따라 체 내 전자파 흡수량이 매우 달라지므로, 휴대전화, 노트북 PC, 태블릿, 무선 핸즈프리기기 등의 폭넓은 조사와 수치 모델링이 요구된다. 또한 WiFi 망에서의 노출 수준이 연계되어 분석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위험 소통 활동은 위험정보보다는 안전정보 위주의 제공이다보니 대중의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연구자는 정부와 대중 사이에서 위험과 안전에 대한 균형 있고 사실적인 정보를 준비하여 제공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노출량 평가 및 그 방법 연구는 본 논문에서 주로 다룬 역학 연구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하였듯이 정부와 대중 간의 위험 소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