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원자력 발전소는 오랫동안 아날로그 방식의 제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용되었으나, 디지털화에 따른 설계 한계와 설비 노후화로 인해 따른 안전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제어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도입되었다. 디지털 제어 시스템은 높은 처리 속도와 자가 진단 기능, 유지 보수 편의성 등의 장점을 통해 기존 아날로그 제어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1].
최근에는 디지털화에 그치지 않고 효율성과 시스템 신뢰성 증진을 위해 무선통신 시스템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무선통신은 원전의 접근이 어려운 구역에서도 신뢰성 있는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며 배선 수를 줄여 설비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향상시킨다[2],[3].
그러나 디지털 제어 시스템은 대부분 전자기 민감 장비로 구성되어 있어 무선통신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장비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원전의 주제어실(MCR, main control room)은 다양한 디지털 제어 장비와 모니터링 시스템이 밀집된 공간으로 무선 신호에 노출될 때 전자파 호환성(EMC, electro magnetic compatibility)에 유의해야 한다. MCR은 구조적으로 외부 전자기장으로부터 차폐되어 있지만, MCR 도어의 틈새로 누설되는 전자기파는 여전히 MCR 내부 장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원전 내 안전한 무선통신을 위해, MCR 도어 틈새로 누설되는 전자파가 전자파 안전 기준 이하로 유지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시뮬레이션 환경에 적합하도록 조정된 전자파 안전 기준을 제안한다. 또한 Hitachi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에 보고한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상용 EMC 소프트웨어 툴을 사용하여 MCR 도어 틈새 구조 변화를 조정하면서 전자파 안전 기준에 따라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하여 MCR 내부에서 안전한 무선통신을 보장하는 임계값을 제안한다[2],[4]. 본 논문에서 제시된 결과는 향후 원전 내 무선통신 구축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II. 전자파 안전 기준
전자파 안전 기준은 전자기장이 전자․제어 장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설정된 허용 전계 강도 한계치를 의미한다. 본 기준은 장비의 실제 전자기 민감도 한계보다 충분한 여유를 두어 설정되며, 이를 통해 운전 중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 여러 국제 기준들이 있지만, 원전 분야에서 적용되는 대표적인 국제 기준은 최근에 발표된 미국 전력연구소(EPRI, 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의 TR-102323 Rev.4 기술 보고서이다. 해당 기술 보고서는 ISM(industrial, scientific, and medical) 대역을 기준 주파수 범위로 설정하고, 실제 산업 및 제어 환경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환경을 대표할 수 있는 시험 조건으로 사용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 m 이하에서 운용되는 ISM 대역 고정형 무선 장치는 최대 송신 출력이 533 mW, EIRP(equivalent isotropic radiated power)는 27.3 dBm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할 경우, 원전 내부 디지털 장비의 전자기 민감도 한계 10 V/m를 초과하지 않으며, 8 dB의 마진을 확보한 4 V/m 수준의 전자파 안전 기준을 유지할 수 있다.
표 1은 참고문헌 EPRI TR-102323 Rev.4를 근거로 1 m 이하 거리에서 전자파 안전 기준이 4 V/m를 초과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ISM 대역 장비의 최대 송신 전력 조건을 정리한 것이다.
| Transmitting power (dBm) | Transmitting power (mW) | Antenna gain (dBi) | EIRP (dBm) |
|---|---|---|---|
| 27.3 | 533 | 0 | 27 |
| 24.2 | 266 | 3 | 27 |
본 논문에서는 송신 전력 30 dBm, 안테나 이득 2.4 dBi를 갖는 안테나를 설계하여 총 32.4 dBm의 EIRP를 구현하였다. 해당 값은 EPRI TR-102323 Rev.4 기술 보고서에서 권장하는 조건을 초과하므로 시뮬레이션 환경에 부합하도록 전자파 안전 기준을 조정하여 적용하였다.
식 (1)은 기준 안테나와 설계된 안테나 간의 EIRP 차이로 5.1 dBm으로 계산되었다. 전계 강도는 전력의 제곱근에 비례하므로 식 (2)를 사용하여 전계 강도 비율을 도출한 결과 약 1.8배의 증가가 확인되었다.
이 증가량을 EPRI TR-102323 Rev.4 기술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전자파 안전 기준에 반영하여, 시뮬레이션에 적합한 조정된 전자파 안전 기준을 산출하였다. 식 (3)에 나타낸 바와 같이 조정된 전자파 안전 기준은 7.2 V/m으로 계산되며, 이는 설계된 안테나의 출력 조건을 반영한 보정값이다.
그림 1은 EPRI에서 제시하는 전자파 안전 기준과 조정된 전자파 안전 기준을 나타낸 것이다. 실선은 EPRI에서 제시한 기준을 점선은 본 논문에서 제시하는 기준이다. 또한 파란 선은 전계 감수성을 의미하며, 붉은 선은 전자파 안전 기준으로 전계 감수성 대비 6 dB의 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III. 시뮬레이션 및 분석
조정된 전자파 안전 기준은 설계된 안테나의 EIRP를 반영하여 시뮬레이션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기준으로 사용된다. 본 논문의 시뮬레이션은 Hitachi가 IAEA에 보고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했으며, 해당 모델은 EPRI TR-102323 Rev.4에서 제시한 전자파 안전 기준을 적용하여 수행되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Hitachi의 모델을 참고하여 조정된 전자파 안전 기준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하였다.
본 논문에서 사용할 상용 툴(EMC plus)의 해석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Hitachi가 IAEA에 보고한 모델을 근거로 시뮬레이션을 재현한다.
그림 2는 IAEA에 보고된 MCR 도어와 콘크리트 영향에 대한 Hitachi의 시뮬레이션 모델을 나타낸다. 그림 2(a)는 Hitachi의 시뮬레이션 모델 입체도를 보여주며 그림 2(b)는 Hitachi의 시뮬레이션 모델 평면도를 제시한다. 경계조건은 해석 영역의 경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위적인 반사를 방지하기 위해 흡수 경계 조건(PML, perfectly matched layer)을 적용하였다. 시뮬레이션 크기는 가로 3 m, 폭 3 m, 높이 2.5 m이며 외곽에는 15 mm 간격을 갖는 PML 조건을 적용하였다. MCR 도어는 가로 1 m, 폭 0.3 m, 높이 2 m의 금속 재질로 구성되어 있다. MCR 도어 주변에는 각각 가로 1 m, 폭 1 m, 높이 2.5 m인 철근 콘크리트와 콘크리트 벽이 위치한다. 철근 콘크리트는 직경 38 mm의 철근을 격자형으로 배열한 구조로, 철근 간 200 mm 간격을 가진다. 전자기적 특성 설정에 있어 MCR 도어와 철근은 완전도체로 모델링하였으며, 콘크리트의 상대 유전율 6.9와 전기 전도도 0.0096 S/m의 물성치를 갖도록 정의하였다. 평가구역은 철근 콘크리트 벽 앞에 위치하며 가로 1 m, 폭 0.1 m, 높이 1 m이다. 송신 안테나는 지상에서 1 m 높이에 위치하며 MCR 도어 바로 앞에 위치한다.
표 2는 시뮬레이션에 사용할 반파장 다이폴 안테나의 설계 재원들이다. 시뮬레이션은 ISM 대역 중 980 MHz과 2.4 GHz를 중심으로 수행하였다. 이는 실질적으로 원전에서 적용이 검토되는 주파수 대역이다. Hitachi의 시뮬레이션은 전계가 도어와 벽 안에 존재하는 개구면을 통과하는 무선통신에 관한 시뮬레이션이다. 안테나의 위치와 주파수를 변화시키며 평가구역의 전계 강도를 시뮬레이션하였다.
| Resonant frequency | Length of the dipole (mm) | Radius of the dipole (mm) | Impedance (Ω) |
|---|---|---|---|
| 980 MHz | 64.625 | 4 | 50 |
| 2.4 GHz | 27.5 | 0.9 | 50 |
그림 3은 Hitachi가 수행한 시뮬레이션 결과와 본 논문에서 EMC plus를 사용해 재현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한 그래프이다. EMC plus는 시간 영역 기반 전자기 해석 기법(time-domain electromagnetic analysis)의 ray tracing에 적합한 툴로, MCR 환경처럼 대규모 구조물과 개구를 포함한 환경에서의 다중 반사, 회절, 결합 현상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MCR 도어와 철근 콘크리트의 유무에 따른 전계 강도 차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전제적으로 일관된 감쇠 추세를 보였으며, 약 −40 dB 수준의 미세한 편차만 나타나 1/10,000 미만의 오차에 해당하는 높은 일치도를 확인하였다. 또한 두 주파수 대역 모두 MCR 도어로부터 안테나의 거리가 증가함에 따라 전계 강도의 감쇠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EMC plus 상용 툴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입증한다.
본 논문에서 제안하는 시뮬레이션은 MCR 도어가 여닫이문 또는 슬라이드문일 때, MCR 도어 개방으로 인하여 틈새가 발생하는 경우 전자파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한계치를 분석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그림 4(a)는 MCR 도어가 여닫이문 구조인 경우, 그림 4(b)는 MCR 도어가 슬라이드문인 경우이다. 도어 틈새 크기 변화에 따른 누설파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전계 강도가 가장 높게 형성되는 영역을 평가구역으로 설정하였다. 평가구역의 크기는 가로 1 m, 폭 0.1 m, 높이 2 m이다. 여닫이문이 개방되는 과정에서 송신 안테나가 특정 각도에서 MCR 도어와 송신 안테나가 겹칠 가능성을 고려하여, 안테나는 MCR 도어로부터 0.2 m 이격된 위치에 배치하였다.
그림 5는 MCR 도어 구조가 여닫이문인 경우, 980 MHz, 2.4 GHz 대역에서의 누설 전계 강도 결과이다. 980 MHz 대역에서는 개방 각도 약 9.1 도에서 전자파 안전 기준 7.4 V/m를 초과한다. 2.4 GHz 대역에서는 약 5.7 도에서 초과하였다.
그림 6은 MCR 도어 구조가 슬라이드문인 경우, 980 MHz, 2.4 GHz 대역에서의 누설 전계 강도 결과이다. 980 MHz 대역에서는 개방 거리 약 33 mm에서 전자파 안전 기준 7.4 V/m를 초과한다. 2.4 GHz 대역에서는 약 19 mm에서 초과하였다.
IV. 결 론
본 논문에서는 MCR 도어와 철근-콘크리트 벽으로부터 누설되는 전계 강도를 분석하여 EPRI TR-102323 Rev.4에서 제시하는 EMC 규제 전계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임계값을 확인하였다. 파장이 긴 주파수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틈새에서는 전자파가 통과하기 어려웠고, 파장이 짧은 주파수에 비해 더 큰 틈새에서 전자파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닫이문의 경우 980 MHz에서는 개방 각도가 9.1 도 이상, 2.4 GHz에서는 5.7도 이상에서 EPRI의 EMC 규제값을 초과하였다. 슬라이드문의 경우 980 MHz에서 개방 거리가 33 mm 이상, 2.4 GHz에서는 19 mm 이상에서 EPRI의 EMC 규제값을 초과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MCR 도어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벽 내의 철근의 간격과 굵기 등에 따른 전자파 투과 특성을 시뮬레이션하고 MCR 도어 틈새로 누설되는 전자파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더욱 정밀하게 진행하고자 한다.